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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레 집 이야기 <1> 주차장, 불가피한 선택기억 2014. 11. 4. 00:14
미술관 혹은 박물관에서 전시물이나
작가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면
전시물이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관람하는 즐거움도 더 커지기 마련입니다.
훌륭한 작품도 아니고
유서 깊은 유물도 아니지만
마드레라는 집 구석구석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지내시면 조금 더
풍족한 머뭄이 되지 않을까 싶어
'마드레 집 이야기'를 꾸려내어 봅니다.
첫번째는 주차장입니다.
좁은 골목길로 이어진 마을들이
제주도 시골에는 많이 있습니다.
경운기가 대세였던 시절까지만 해도
아담한 길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트럭은 기본이요
승용차를 한 대 더 둔 농가도 제법 많습니다.
거기다 길이 좁아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집도 있고 차를 세워둘 공간이 없는
집도 있습니다.
마드레로 다시 태어나기 전
이 집의 대문은 좁은 길 쪽으로
나 있었습니다.
조금 더 넓은 길 쪽으로는
주차장으로 쓰기에 딱 좋은 공간이
있었지만 돌담을 무너뜨려야 했습니다.
고민이 되었습니다.
일부이긴 하지만 오래된 돌담을
없애고 싶지 않았습니다.
담 너머 길가에 주차를 하면
되지만 그렇게 되면 골목길이
좁아져 다른 집으로 가는
차들의 통행에 불편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오신 손님들도 마당 한 켠에
주차를 하시는 것이 훨씬 편하고
안전하기도 할 터였습니다.
무심한 듯 척척 쌓아올린
길게 이어진 정겨운 돌담을
끊어먹는게 안타깝고 아쉬웠지만
주차장 확보를 위해
무너뜨리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웃분들께 민폐 끼치지 않고
오신 손님들께는 편안한 주차를 위해
돌담을 희생하기로 하였습니다.
여유롭고 말끔한 주차공간이 마련되었지만
옛돌담은 이제 사진 속에서만 존재합니다.
최선의 선택이었지만
아쉬움이 짙게 묻어 있는
마드레의 주차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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