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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손가락을 툭툭 쳐서 글을
쓰는 것에 더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가끔 종이 위에 펜을 쥔 손을
올리면 어색할 때도 있습니다.
손에 힘이 더 들어가기도 하고
예전만 못한 글씨에 당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컴퓨터 모니터에,
스마트폰 화면에 뿌려진 반듯한
글꼴에 더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편지지 위에 또박또박 적어갔던
손글씨에는 먼지가 잔뜩 내려 앉았습니다.
그러다 마드레를 시작하고
다시 손글씨의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마드레에서 머무신 분들의
방명록, 쪽지를 통해 손글씨에 쌓였던
먼지를 털어내었습니다.
컴퓨터의 글꼴이 제 아무리 다양하다 해도
다양한 손맛이 담긴 사람의 손글씨를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참 많은 명필가분들이 다녀가셨습니다만
최근에 연이어 이쁜 손글씨를 만났습니다.
내용은 또 얼마나 따뜻했던지요.
훈훈한 마음을 담은 글씨들이
손에 가득 잡힐 것 같았습니다.
손난로를 쥔 듯 온기가 전해져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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