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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이 자라납니다.기억 2012. 5. 3. 01:24
제주 독채 펜션
마드레의 한 켠에는 오죽(烏竹)이 있습니다.
율곡 이이 선생의 오죽헌 할 때의 바로 그 오죽이요.
대가 까마귀처럼 검다 하여 오죽이지요.
겨울에 심었습니다.
아무리 따뜻한 남쪽나라 제주라지만
찬바람 쌩쌩부는 겨울인데 괜찮을까 걱정을 하면서요.
제주 오일장에서 둘러본 나무 가게에서는
한결 같이 괜찮다며 잘 자란다고 하시더군요.
하루라도 빨리 마드레의 마당을 풍성하게 하고 싶은
욕심에 걱정을 하면서 오죽을 심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의 무서운 겨울바람에 꺾일 듯 흔들리던
오죽들은 날이 갈수록 앙상해져 갔습니다.
푸르던 잎들이 하나둘 말라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죽어버리는건가?
역시 나무는 봄에 옮겨심어야 하는건가?
그렇게 자포자기의 마음이 되었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지루한
겨울이 끝나고 마침내 봄이 되었습니다.
역시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었습니다.
정말 소생(거의 죽어가다 다시 살아남)이란 말이 딱 맞았습니다.
줄기만 남아 있던 가지에서 앙증맞은 푸른 새 잎들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땅 속에서 죽순이 올라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을까요?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죽순, 오죽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4일만에 30cm를 넘게 자라버렸습니다.
하루에 8cm 정도 자란 셈인데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쳐다보고 있으면 자라나는게 눈에 보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자라나는 속도를 보니 이제 금방 울창해질 것 같습니다.
한결 분위기 있는 마드레의 마당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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