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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어요.
처음엔 가을과 겨울, 그리고 봄을 지나는 사이
지난 여름의 더위를 까맣게 잊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일년 전의 그 더위는 기억하지 못한 채
올해의 무더위에 지친 스스로를 위안하려는
착각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하지만 기복 없이 이어지는 이 폭염은
기억의 혼돈이 아니라 사실이었어요.
'몇십년만의', '관측 이래' 이런 문구가
날씨 기사에 등장하더군요.
비라도 한번씩 내려주면 그나마
잠깐이라도 숨을 돌릴텐데 태풍마저도
완벽히 비켜가 가뭄이 이어지며
그야말로 땅도 식물도 사람도
타들어가고 있어요.
매년 더위에 힘들어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찬바람 불면
지나간 여름을 그리워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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