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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이라는 시간 동안 집으로 떨어지는
햇살을 고이 받아낸 블라인드.
대나무로 만든 블라인드가 감내할 수 있는
시간은 여기까지였나 봐요.
남향으로 지어진 안채의 남쪽 창에 달린
블라인드가 언젠가부터 하나 둘
갈라지기 시작했어요.
아직 멀쩡하게 남아있는 살이 더 많아
버리기에는 아까워 강력 접착제로
붙여가며 생명 연장을 시도했었어요.
하지만 여섯번째로 맞는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한계에 다다르게 했나 봅니다.
갈라진데다 휘기까지 한 살은
하나뿐이지만 그 하나의 옥의 티가
너무나 크게 보였어요.
그 어느 해보다 강렬한 여름인 올해,
더 너덜너덜 해지기 전에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새 블라인드와의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었어요.
블라인드만 바꼈을 뿐 마당의 풍경과
창을 통과하는 햇살과 블라인드를
흔들거리게 하는 바람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 블라인드와는 얼마의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을까요?
그 시간 동안 무엇이 변하고
변하지 않을 것은 무엇일까요?
떼어낸 블라인드를 치우고
새 블라인드를 닦으며
그 궁금증은 시간의 흐름에게
내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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