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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직접 볶은 원두커피를
준비해 드리려 합니다.
이제 마드레에서 드립커피의
맛과 향에 취하실 수 있습니다.
원두커피를 드리게 된 사연,
들어보시렵니까?
*
시골에서의 생활은 그렇습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사찰음식 같습니다.
각종 상점도 드물고
화려한 조명도 적고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마드레가 자리 잡고 있는
시골 마을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시에는 곳곳에 촘촘히
들어서 있는 편의점도 하나 없고
제주도에 그렇게 많이 생겨났다는
카페도 하나 없습니다.
그나마 인터넷이 연결되고
최소 2박3일 걸리지만 택배가
가능한 것이 다행이라 여겨집니다.
제주에 내려온 후 늘 볶은 원두를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내려 마셨습니다.
카페인에 중독되어서 이기도 하지만
한적한 시골 환경, 늘어난 여가시간이
어쩌면 더욱 커피에 집착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에스프레소로도 마시고
모카포트로도 만들고
더치커피도 내려보고
라떼아트도 시도해 보고
그리고 종국에는
생두를 직접 볶아보고
싶은 욕구까지 생겨났습니다.
불량한 콩들을 하나 하나 골라내구요,
일본에서 건너온 핸드 로스터기,
이리조즈에 생두를 적당량 넣고
적당한 손목 스냅과 적절한 가스불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볶아냅니다.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결국 자기만족이긴 하지만-
커피의 풍미가 잘 올라오게끔
골고루 잘 볶아진 원두커피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 기쁨을 마드레에 오시는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비록 집에서, 가스불에,
장난감 같은 도구로 비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나온 커피지만
제주도 시골의 작은 집에서
분위기를 돋구기에는
충분한 맛과 향을
담고 있습니다.
요렇게 이쁜 유리병에 담아
드립 도구들과 함께 둘꺼에요.
종이필터는 싱크대 서랍에 있습니다.
그럼 이제 마드레에서
향긋한 커피향 풍기며
카페 놀이를 즐겨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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