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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레 집 이야기 <2> 마당 속 돌담기억 2014. 11. 14. 00:38
미술관 혹은 박물관에서 전시물이나
작가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면
전시물이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관람하는 즐거움도 더 커지기 마련입니다.
훌륭한 작품도 아니고
유서 깊은 유물도 아니지만
마드레라는 집 구석구석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지내시면 조금 더
풍족한 머뭄이 되지 않을까 싶어
'마드레 집 이야기'를 꾸려내어 봅니다.
두번째는 마당의 낮은 돌담입니다.
마드레의 마당은 낮은 현무암 돌담을
가운데 두고 잔디밭과 콘크리트밭으로
구분지어져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마당에 굳이 담을 또 쌓았을까?
왜 이렇게 두 부분으로 나눠 놓았을까?
합쳐서 넓게 사용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계실 듯 합니다.
마당의 낮은 돌담은 이전에
사시던 분께서 해 놓으신 것입니다.
한쪽은 완전히 콘크리트로 덮혀 있었고
한쪽은 우영(텃밭의 제주말)으로 사용되었었지요.
두 덩이로 나눠져 있는 공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여러가지 의견이 오고 갔습니다.
하지만 어떤 변화라도 돌담은 그대로
둔 채로 하기로 했습니다.
이 집을 고침에 있어 가장 큰
전제는 옛 모습을 가능한 많이
살려 가져가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돌담을 없애고 합쳐서 꾸미는게
어떻겠느냐는 얘기도 제법 들었지만
이미 주차장을 만들면서
돌담을 무너뜨려 옛모습을 지웠는데
또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로 옛 것을
복원해 낸다 해도 시간이 빚어내는
것은 살려내기 힘들다 생각합니다.
새로운 자재와 기술도 좋고
공사를 하다보면 그런 것들의
유혹도 대단합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다져온 정취가
참 좋습니다. 그 깊이가 빛을 발하는
곳에 자리한 집이기도 하구요.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지만
좋은 분 만나서 하나라도 더
건져낼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그렇게 마드레는 세월의 흔적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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