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미줄은 종종 방치의 상징으로 쓰여집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집이나 어떤 물건이
오랫동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았음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사용되곤 합니다.
하지만 거미에게는 섭섭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살아가기 위해 그저 몸을 부린 것 뿐인데 말이지요.
그들의 부지런한 몸부림은
마드레의 마당 곳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작은 곤충이 지어낸 가냘픈 집이
경이롭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먹이사슬의 자연스런
활동이지만- 사람들이 피하고 싶어하는
이런 저런 벌레들을 잡아주니 고맙기도 합니다.
그런 저런 이유로 거미집을 걷어낼 때는
미안한 마음이 엉깁니다.
헤치워지는 자신의 집을 피해
바쁘게 움직이는 그들의 여덟 다리를 보면
미안한 마음은 배가 됩니다.
그래서 사람의 통행에 불편을 끼치는 곳이 아니면
가급적 거미집을 그대로 두고 있습니다.
하니 마드레의 거미집은 방치가 아닌
보호와 공존으로 보아주세요.
마드레에서 머무시는 분들 중에
여기저기의 거미줄을 보시고는 혹시나
관리의 부재로 오해하실까봐 글을 남깁니다.
^^
댓글